닭은 객관적으로 돼지나 소보다는 고기로서 위라고 하기는 어렵다. 그 자체로도 고유의 맛을 지닌 돼지나 소와 달리 닭은 꼭 간이 되어 있어야 한다. 요리 방식으로 가장 대중적인 건 치킨인데 고소한 튀김과 달고 매운 양념이 더욱 고기의 맛을 잡아먹는다. 물론 치킨은 거의 누구나 맛있게 먹긴 하지만, 그것을 '맛'이라고 인정하기는 또 망설여진다. 여수의 약수닭집은 닭을 진정 맛있게 만드는 집이다. 닭은 식당에서 키우는 토종닭으로 만든다.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역시 닭구이. 소금 간을 한 닭을 숯불에 구워 먹는다. 간은 많이 강하지 않고 적당한 정도. 강한 양념으로 닭의 맛을 가리거나 하지 않는다. 보통은 퍽퍽한 가슴살도 부드러운 편이며 더욱이 불맛 덕분에 더 맛이 산다. 구이보다 먼저 내놓는 닭육회도 여기가 아니면 거의 접하기 힘든 음식이다. 물론 소고기 육회처럼 맛이 진한 고기는 아니지만 기름장에 찍어 씹다보면 꽤 고소한 맛이 난다. 육회 옆으로는 모래주머니 회도 있는데 고소한 맛에 더해 씹는 맛도 있다. 아주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 차로 이동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등산을 감수해야 한다. 또한 방안에서 고기를 굽다보니 옷에 냄새가 밸 수 있다는 점도 각오해둘 것.
식당 단상/전라도